가진 것 하나 없지만 다리만 예쁜 남자 주은찬,
모든 것을 가졌지만 외로웠던 남자 유상일.
다리 페티시라는 지독한 악연으로 만나다.
“잘 잤어?”
“왜, 왜 내가 여기에.”
놈이 내게 다가왔다. 내가 누워있던 침대로 다가와
걸터앉은 놈은 손끝으로 내 턱을 들어 올렸다.
“많은 생각이 들 거야. 왜 내가 여기에 누워 있고 이놈은 왜 여기 있지? 혜란이는 어디 갔을까?”
“…….”
“사무실에서 새벽 2시까지 기다렸어.”
아마도 내가 바들바들 떨고 있다는 것을 놈이 느꼈던 것인지
놈은 다른 손으로 내 뺨을 쓰다듬었다.
“떨지 마. 나 데이트 폭력 굉장히 싫어하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그게.”
놈이 내 얼굴을 쓰다듬고 있던 손을 내렸다. 놈은 차갑게 조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멀찍이 창가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나를 보고 차갑게 입을 열었다.
“행동 똑바로 했어야지, 은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