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
안국선(安國善)이 지은 신소설.
1908년 황성서적업조합(皇城書籍業組合)에서 출간하였다. 1909년 언론출판규제법에 의하여 금서 조치가 내려진 작품 중 하나로, 동물들을 통하여 인간사회의 모순과 비리를 풍자한 우화소설(寓話小說)이다. 서언(序言)에서 화자(話者)가 금수의 세상만도 못한 인간세상을 한탄한 뒤, 꿈속에 금수 회의소에 들어가 그들의 회의를 목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금수회의의 개회 취지로 이 세상 인간들의 부패함을 언급한 뒤, 사람된 자의 책임, 사람들 행위의 옳고 그름, 현재 인류 자격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가려낼 일을 논의하자고 제시한다. 제 일석에서는 반포지효(反哺之孝)를 들어 까마귀가 인간들의 불효를 규탄하고, 제 이석에서는 여우가 호가호위(狐假虎威)를 들면서, 현재 세상 사람이 외국 세력을 빌려 제 동포를 압박하는 것과 남의 나라를 무력으로 빼앗는 것 등에 대해 비난한다.
제 삼석에서는 개구리가 정와어해(井蛙語海)를 들어 분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규탄하며, 제 사석에서 벌은 구밀복검(口蜜腹劍)으로써 사람의 말과 마음이 다른 표리부동을 비난하고, 제 오석에서는 무장공자(無腸公子)로써 게가 사람들의 썩은 창자 및 부도덕을 풍자한다.
제 육석에서는 파리가 영영지극(營營之極)으로써 인간이란 골육상쟁을 일삼는 소인들이라고 매도하며, 제 칠석에서 호랑이는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로써 탐관오리 및 험악하고 흉포한 인간들을 비난한다. 제 팔석에서 원앙은 쌍거쌍래(雙去雙來)로써 문란해진 부부의 윤리를 규탄한다. 그리고 폐회에서 이들의 말은 모두 옳게 긍정되고, 화자는 이를 듣고 인간의 잘못을 깊이 깨닫는다는 이야기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금수회의록 [禽獸會議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