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 배우 출신의 주인공 '반기해'는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인해 연예계를 은퇴하게 되고,
낯선 사람과 있을 때마다 환청을 들리는 트라우마를 겪는다.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옛 집에 찾아갔다가
'권무진'을 처음 만나
무진과 함께 있으면 환청이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쪽 옆에 있도록 해주세요."
기해는 처음 보는 무진에게
옆에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만다.
거절하려 했지만,
그가 어렵게 꺼내놓는 작은 진심들에 마음이 흔들려
자신이 매일 일하는 카페를 알려준다.
*
"아이들은 누구나
부모님에 의해 심해를 경험해봐요.
부모님의 부재만이 아이를 심해에 빠지게 하는 것 같지만,
부모님의 존재 때문에도 심해에 빠지죠.
엄마 때문에, 아빠 때문에, 둘 다 때문에….
하지만 부모 역시 부모 밑에서 자라난
심해의 아이들이거든요.
결핍되고 불완전할 수밖에 없죠."
불완전한 존재로부터 태어나
심해 속을 하염없이 걷는 우리, 심해의 아이들.
타인으로부터 그 빈자리를 채우고, 타인의 빈 마음을 채워주며
하지만 불완전한 존재 자체로도 충분히 괜찮은
눈이 시리고 푸르고 청량한,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