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에세이

보고 싶은 오빠 : 김언희 시집

김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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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10,400 ⓒ
보고 싶은 오빠 : 김언희 시집
듣기기능TTS지원파일정보EPUB
총 용량8.8 MB이용기기
ISBN9788936405076
책 소개
금기(禁忌)를 초월한 세계는 평온하다

23도26분21초4119//지구의 기울기는/발기한//음경의, 기울기//이 기울기를/회전축으로/지구는//자전한다(「회전축」 전문)

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후 줄곧 날것 그대로의 상상력과 거침없는 표현으로 ‘환멸의 끝을 향하는 극단의 시학’을 펼쳐온 김언희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보고 싶은 오빠』가 출간되었다. ‘시단의 메두사’로 불릴 만큼, 첫 시집부터 네번째 시집까지 5-6년 간격으로 시집을 낼 때마다 성에 대한 노골적인 표현과 폭력적인 언어 구사, 잔혹하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매번 화제를 모으며 충격을 안겨주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예외 없이 어느 누구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독자적인 시세계를 선보인다. “얼음같이 찬 맨정신”으로 “눈빛 한번 흩트리지 않고, 예리하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격렬한 자폭의 언사”(김사인 추천사) 속에 풍자와 해학, 유머와 위트가 감추어진 시편들이 섬뜩한 당혹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묘한 통쾌감과 시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난 개하고 살아, 오빠, 터럭 한올 없는 개, 저 번들번들한 개하고, 십년도 넘었어, 난 저 개가 신기해, 오빠, 지칠 줄 모르고 개가 되는 저 개가, 오빠, 지칠 줄 모르고 내가 되는 나도//(…)//그래도, 오빠, 내 맘은, 내 마음은 아직 붉어, 변기를 두른 선홍색 시트처럼, 그리고 오빠, 난 시인이 됐어, 혀 달린 비데랄까, 모두들 오줌을 지려, 하느님도 지리실걸, 낭심을 꽉 움켜잡힌 사내처럼, 언제 한번 들러, 오빠, 공짜로 넣어줄게?(「보고 싶은 오빠」 부분)

김언희의 시는 불편하다. 때로는 불쾌하고 역겨운 감정마저 일으킨다. 그러나 시인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직설적이고 명쾌한 어법으로 한치의 망설임이나 타협도 없이 “먼눈을/시퍼렇게 두리번거리면서”(「이렇게」) 온갖 비속어와 신성모독이 넘치는 극단의 세계로 시를 밀고 나간다.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과 철저한 자기부정, 언어에 대한 회의와 그것을 넘어서고자 하는 욕망”(김남호, 발문) 등으로 미루어볼 때, 상투적인 것을 가차없이 베어내며 ‘느닷없는 돌기’처럼 툭 튀어나온 듯한 그의 시는 다분히 ‘전위적’이다. ‘자지’든 ‘보지’든 ‘좆’이든 ‘씹’이든, 그의 시에서는 비속어도 금기 언어도 아니고 오로지 시어로서 제 몫을 다한다. 시인은 ‘선택의 여지나 대체의 여지가 없으니 그렇게 쓸 수밖에 없노라’고 말할 뿐이다.

사내들은/입이 보지란다 얘/얼굴에 달려 있는 저게/보지야 깔깔대던/이모들은/다……//사과에 달린 돼지 꼬리/배배 꼬인 나사 자지/창틀에 올라앉아/함께 부르던/노래들은/다……//(…)//바람 부는 날/빼도 박도 못하는 말벌의 거시기를/오락기 레버처럼/쥐고 흔들던/으아리들은//언니 보지 코 고는 소리에 밤새 잠을/설쳤어! 니 보지 가래 끓는 소린/어떻고! 아침부터/왁자하던/큰꽃으아리들은(「이모들은 다」 부분)   

목차
제1부 
회전축 
보고 싶은 오빠 
캐논 인페르노 
뮈, 홍해라는 이름의 
르 흘레 드 랑트르꼬뜨 
말년의 사중주 
개양귀비 
비희도(祕戲圖) 
나보다 오래 
여기 
시간은 남는다 
찌라시 
이렇게 
중천(中天) 

제2부 
세상의 모든 아침 
이모들은 다 
세컨드 라이프 
불멸의 연인들 
제자의 일생 1 
제자의 일생 2 
지상의 모든 문 
…… 아닐까 
도금봉을 위하여 
트이다 
붉은 사각형 
내일의 일과 
안녕들 하시다 
폭서 
한점 해봐, 언니 

제3부 
극북(極北) 
스타바트 마테르 
동지(冬至) 
음림(霪霖) 
4월의 키리에 
이명이 비명처럼 
프랑켄후커의 초상 
납이 든 어머니를 
2월은 
쌍십절 1 
쌍십절 2 
이슬 같지도, 번갯불 같지도 
비름과 개비름 
초혼 
당신의 얼굴 
귀월(歸月) 

제4부 
어지자지 
도지다 
문장들 
회문(回文) 
양순음(兩脣音) 
방중개존물 
단 한줄도 쓰지 않았다 
스카이댄서, 영등포 
모자만 보이면 
건질 수 없는 자 
그라시아스 2014 
농(聾) 
지저귀는 기계 
푸른 고백 
. 


발문|김남호 
시인의 말   

작가 소개
  • 작가김언희
1953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트렁크』 『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 『뜻밖의 대답』 『요즘 우울하십니까』가 있다.   
출판사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