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초야였다.
레티샤가 그의 가슴에 이마를 기대며 속삭였다.
“역시, 너무 먼가요? 좀 더 가까이 댈까요?”
디트리안이 가까스로 신음을 삼켰다.
레티샤의 어깨를 움켜쥔 손이 달콤한 당황으로 떨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눈치채지 못했다.
“저도 알아요, 제가 불편하시다는 거. 그래도 어머니가 보낸 사람이 올 때까지만 참아 주세요.”
디트리안은 레티샤를 증오한다.
레티샤의 어머니가 그의 가족들을 죽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그 사실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몰랐다.
그녀의 말에 그의 얼굴이 얼마나 사납게 일그러졌는지.
“반년만, 반년만 참으시면 돼요. 그럼, 원하시는 대로 이혼해 드릴게요.”
이혼, 이란 단어에 그가 으득 이를 갈았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