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가 가득한 절박한 목소리.
아프게 일그러지는 얼굴.
“내게 말해. 죽고 싶지 않다고. 당신을 살려 달라고.”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푸른 눈동자에 황후는 마지막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황후 에르제리아 마리엔 폰 레파니아의 사형을 집행한다!”
단두대의 날이 목 위로 떨어졌고.
생일을 하루 앞둔 날, 황후는 누명을 쓴 채 생을 마감했다.
“만약 내게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적처럼 다시 얻은 생, 신이 준 기회.
다시는 억울하고 비참한 죽음을 맞지 않겠노라 맹세했다. 하지만,
“날 외면하는 네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숨을 쉴 수가 없어 미쳐버릴 것 같아.”
세상 무심하던 그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붙잡은 순간.
운명도, 마음도 송두리째 뒤흔들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