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아일랜드의 전사와 전쟁 등에 대한 신화와 전설을 모은 것으로, 저자인 레이디 그레고리가 고대/중세 아일랜드어 기록을 현대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아일랜드의 신화와 전설을 방대하게 다룬 작품 중,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는 유일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5-7세기 경 문자로 기록된 이 이야기들은, 수수께끼와 마법, 전설 속 마력, 영웅담, 로망스 등의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저자의 세심한 번역과 편집을 통해서 슬프면서도 장대한 문체로 서술되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스 로마 신화와 다른, 장대하면서도 애수가 어린 영웅 서사시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몇 달 전, 나는 알렌의 언덕 위에 서 있었다. 이 이야기에 의하면, 그곳은 핀과 피아나가 살았던 곳이었지만, 그토록 많은 언덕들 위로는 그들이 살았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뜨거운 태양이 꽃을 피우는 잡초들과 꽃이 없는 덤불 위를 비쳤고, 동쪽을 제외한 모든 방향에는 푸른 나무들과 언덕들이 보였다. 지평선으로 눈을 맞추면, 갈색의 평야 사이로 드문드문 초록 지대가 보였고, 가끔씩 수면이 빛나는 부분이 보였다. 상상을 해본다면, 그때는 이른 오후가 아니라, 노을이 질 무렵처럼 보였고, 구름의 그림자들만이 존재하는 그곳에 떠도는 수증기 같은 것이 보이기도 했다. 아일랜드에서조 몇 군데 되지 않는 장소에 서면, 켈트의 서사시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특히 내 생각에는, 고트족들이 어둠의 압력에 밀려 자신들의 땅을 떠난 것이 아니라, 광활한 공간과 바람 부는 불빛을 떠난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지배할 땅을 찾아왔고, 정의 또는 쾌락, 혹은 교환할 물건들을 찾아서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