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
긴 생머리, 하얀 원피스, 첫사랑.
그 아련한 조합에 그는 기절하고 말았다.
한 번쯤 보고팠던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빗속에서 나타난 희끄무레한 그녀가
귀신인 줄 알았기 때문에.
백사
웃었던, 울 수 있는, 안전한.
그 유일한 곳으로 결국 돌아오고 말았다.
아무것도 묻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열기를 숨기지 못하는 그 눈빛이
어쩌면 그리웠기 때문에.
백구 X 백사
“나 어린애 아니야. 발정 난 개새끼지.”
“진짜 개새끼가 되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그의 기억을 지배했던 그녀가
이제 그의 전부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원작 : 우지혜 [웹소설]11336(일일삼삼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