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엘리자베스 브래든Mary Elizabeth Braddon, 1835년 10월 4일 ~ 1915년 2월 4일은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대중 문학을 평정한 여왕이자, 현대 스릴러와 추리 소설의 원형이 된 ‘센세이션 소설Sensation Fiction’ 장르의 선구자이다. 런던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린 시절 부모의 별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으나, 배우 활동을 거쳐 작가로서 입지를 다졌고, 인간 내면의 어두운 욕망과 사회적 금기를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들로 당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그녀의 문학적 가장 큰 특징은 평온해 보이는 가정집 문 뒤에 숨겨진 범죄와 비밀을 극적으로 드러내는 서사 구조에 있다. 브래든은 겉으로는 우아하고 도덕적인 빅토리아 시대 중산층의 삶 아래에 도사린 불륜, 중혼, 살인, 광기 등의 충격적인 소재를 과감하게 다루었다. 특히 그녀가 확립한 ‘센세이션 소설’은 독자의 감각을 자극하는 빠른 전개와 정교한 복선, 그리고 반전의 묘미를 극대화하며 현대 장르 문학의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래든의 삶 또한 그녀의 소설만큼이나 파격적이고 주체적이었다. 그녀는 당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출판업자였던 존 맥스웰과 오랜 기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다섯 아이를 키웠고, 왕성한 집필 활동을 통해 가계의 경제적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경험은 그녀의 작품 속 여성 캐릭터들에게 그대로 투영되어, 수동적인 희생자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거나 혹은 치밀한 악녀로서 극을 이끌어가는 강렬한 여성상을 탄생시켰다.
대표작으로는 센세이션 소설의 기념비적 걸작인 ‘레이디 오들리의 비밀Lady Audley’s Secret, 1862’과 ‘오로라 플로이드Aurora Floyd, 1863’ 등이 있다. 또한 그녀는 초자연적인 공포와 심리적 불안을 결합한 유령 소설Ghost Stories 분야에서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다. 본 선집에 수록된 ‘차가운 포옹The Cold Embrace’은 변치 않는 사랑의 약속이 죽음을 넘어 집착과 공포로 변모하는 과정을 서늘하게 그려낸 초기 단편의 백미이다. 평생 80여 권의 소설을 남긴 그녀의 유산은 단순한 대중 소설을 넘어 인간 심리의 심연을 탐구한 문학적 기록으로서 오늘날까지도 그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