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머리…… 계집애라고?”
후작가의 영애로 태어났지만 어미의 색도, 아비의 색도 물려받지 못한 아리엘.
그녀는 작은 다락방에서 지내며 가족에게 학대받고, 이용만 당하다 비참하게 죽게 된다.
그리고, 다시금 눈을 뜨게 된 아리엘은 아홉 살로 돌아와 있었다.
두 다리가 온전했던, 마법사에게 팔려가기 전의 그때로.
“제가 성인이 될 때까지만 당신의 아내로 살게 해주세요.”
“내가 그렇게 하면. 넌 내게 뭘 줄 수 있지?”
“당신의 마법사가 될게요. 당신을 지켜드리겠어요.”
비참한 삶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가까스로 후작가를 탈출한 아리엘은 목숨을 걸고 라카트옐 대공가의 공자 루시안을 찾아가 계약 결혼을 제안한다.
그런데…….
“좋다, 아리엘라. 이제 네가 이 집의 안주인이다.”
“하, 하지만 저는 겨우 어제 결혼 했는데…….”
“대공비가 없으니 대공자비가 안주인이지.”
아리엘은 조그마한 양주먹을 꾹 말아쥐었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니, 열심히 할 필요 없어. 이 집은 이제 다 네 거다. 그저 넌 누릴 생각만 해.”
‘다들 왜 이렇게 잘해 주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