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눈물 흘리며 읽고 책장을 덮은 뒤, 오랫동안 책장 속에 꽂아 두었던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이제는 다르게 읽어야 할 때다. 이 책은 그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걷는 독서 가이드이자, 엄마와 모녀 서사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변화를 한눈에 정리해 주는 비평형 안내서다. 1장은 신경숙이라는 작가와 2000년대 한국 문학 시장, 밀리언셀러 현상을 짚어 주고, 2장은 서울역 실종 사건과 네 개의 목소리로 구성된 서사 구조를 해부한다. 3장과 4장은 농촌 소녀 박소녀가 어떻게 도시 중산층 자녀를 키워낸 엄마가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희생과 돌봄 노동, 계급·세대 이동이 어떤 풍경을 만들어 냈는지 따라간다. 5장과 6장은 2인칭 서술이 만들어내는 죄책감의 문법, 모성 이데올로기와 페미니즘 논쟁을 정면으로 다루며, 이 소설을 단순한 효도 소설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텍스트로 자리 잡게 한다. 이어지는 장들에서는 〈82년생 김지영〉과의 비교, 모녀 서사 계보, 번역과 세계 수용, 국내에서의 독서운동과 패러디, 뮤지컬화까지 작품을 둘러싼 문화 현상을 촘촘히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수업·독서모임 설계 장과 워크북, 참고 문헌 리스트, 가이드 활용 메모까지 더해져, 교사와 독서모임 운영자, 인문 글쓰기를 준비하는 독자에게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실전 도구를 제공한다. 한 권만 읽으면 끝나는 감상집이 아니라, 〈엄마를 부탁해〉를 출발점으로 한국 사회의 모성과 젠더, 세대와 계급을 함께 사유하는 길잡이가 되어 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