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의 장편소설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을 그냥 “어려운 옛 소설”로만 남겨 두기 아까웠던 독자와 교사, 독서모임 진행자를 위한 본격 읽기 가이드다. 이 책은 작품의 줄거리를 다시 요약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4·19와 5·16 사이에 낀 세대가 겪은 허기와 쑥스러움, 군사주의적 발전주의와 감시 체제, 자서전 쓰기의 실패라는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품의 심장부를 파고든다. 1장은 1960년대 후반 군사독재와 개발독재가 어떻게 개인의 몸과 언어를 포획했는지 시대 배경을 짚어 주고, 2장은 새여성사와 신문관 심문실이 교차하는 이중 서사를 시각적으로 정리해 독자가 구조를 한눈에 이해하게 돕는다. 이어지는 장들에서는 “자서전이 되지 못한 자서전”이라는 형식, 허기와 쑥스러움이라는 정동, 세대론과 지식인 초상, 감시와 자기검열, 이청준 전체 문학 세계에서 이 작품이 차지하는 자리를 차근차근 해설한다. 각 장 말미에는 한 줄 정리와 스스로에게 던져 볼 질문, 부록에는 장별 독서 체크리스트와 토론 가이드가 실려 있어, 혼자 읽기에도 좋고 수업이나 독서모임 교재로도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소설 속 화자 이준의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뿐 아니라, 지금 우리 각자가 쓰지 못하고 남겨 둔 자기 이야기까지 함께 떠오르게 될 것이다. 작품을 깊이 읽고 싶은 문학 애호가부터 수업 자료가 고민인 교사, 토론 거리가 필요한 독서모임 리더까지, “이청준을 한 번은 제대로 읽고 싶다”는 독자에게 실전형 로드맵을 제공하는 안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