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읽고 지나쳤던 소설이 마음속에 오래 남아 괜히 찜찜했던 적이 있다면, 이 책은 그 찜찜함을 끝까지 따라가 보는 데 필요한 가장 든든한 가이드가 되어준다. 『우리가 읽은 소설 가이드 윤대녕의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는 세월호 이후의 한국 사회를 정면으로 응시한 윤대녕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걸어 주는 해설서이자, 재난 이후의 문학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와 독서모임을 위한 실전 안내서다. 프롤로그에서는 왜 지금 이 소설집을 다시 읽어야 하는지, 세월호 이후 작가가 겪은 공백과 “작가인 나의 죽음”이라는 고백이 작품 전체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는지 차근차근 짚어 준다. 1장과 2장은 윤대녕의 작가 연표와 이전 소설집들을 간단히 정리하면서,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가 그의 세계에서 어디쯤에 놓이는지, 여덟 편의 단편이 어떤 흐름으로 배열되어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이어지는 장들에서는 표제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의 냉장고 속 고양이 장면, 「서울-북미 간」과 「나이아가라」의 이방 풍경, 「경옥의 노래」의 애도 여행, 「총」과 「밤의 흔적」이 포착한 가부장제와 고독사, 마지막 두 편이 그려내는 “생의 바깥”과 백제의 폐허까지, 각 작품을 실제 문장과 장면에 근거해 깊이 있게 풀어낸다. 단순 줄거리나 일방적인 해석이 아니라, “이 장에서는 이런 질문을 던져 보라”, “독서모임에서는 이런 장면을 중심으로 토론을 시작해 보라”는 식의 구체적인 질문과 활동 아이디어가 곁들어져 있어, 책 한 권으로 소규모 독서모임과 대학·인문학 강의까지 바로 운영할 수 있다. 세월호 이후의 한국 문학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싶은 일반 독자, 수업 준비에 쫓기는 교사와 강사, 깊이 있는 질문으로 소설을 함께 읽고 싶은 독서모임 리더에게 특히 유용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