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같은 곳만 맴도는 산책이 지루해졌다면, 문제는 장소가 아니라 보는 방식이다. 이 책은 한옥과 근대건축이 겹쳐지는 골목을 “그냥 예쁜 거리”로 소비하지 않도록, 걷는 순간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관찰의 기준을 제공한다. 기와지붕과 벽돌, 노출 콘크리트와 유리 파사드가 한 프레임 안에서 만나는 지점에서 무엇을 먼저 보고, 어디에서 멈춰야 풍경의 구조가 읽히는지까지 동선으로 안내한다.
총 50개의 골목 산책을 서울, 인천, 수원, 부산, 대구, 광주, 전주, 군산, 목포, 강릉·속초, 청주·대전, 통영·여수, 강촌·춘천, 제주로 확장해 묶었다. 각 코스는 건축의 연대와 형식만 나열하지 않는다. 골목의 경사와 계단, 보행 리듬, 재생과 보존의 갈등, 마당을 품은 카페와 전망 포인트, 사진이 가장 잘 받는 자리까지 한 흐름으로 연결해 “걷는 사람의 언어”로 정리한다. 도시를 더 깊게 즐기고 싶은 여행자, 사진을 찍지만 늘 비슷한 구도로 끝나는 사람, 건축이 어렵게 느껴져도 골목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가장 현실적인 도시 가이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