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고대 크메르 문명의 형성과 전개, 그리고 그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엉꼬르 왕국의 사원 건축과 예술 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종합 연구서이다. 지리·역사·종교라는 문명 형성의 기반부터, 힌두교와 불교 신화, 그리고 수백 개에 이르는 사원 유적에 이르기까지 크메르 문명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1부에서는 크메르 문명이 자리 잡은 자연환경과 역사적 배경을 상세히 살핀다. 지리적 위치와 기후, 선사시대부터 푸난·쩬라·엉꼬르 왕국으로 이어지는 정치사, 그리고 토속 신앙·힌두교·불교의 수용 과정을 통해 크메르 문명의 사상적 토대를 정리한다. 더불어 『마하바라타』와 『라마야나』를 중심으로 한 신화적 세계관과 주요 신·여신, 신화 속 동물을 정리하여 이후 사원 예술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를 제공한다.
2부에서는 크메르 사원의 건축과 예술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사원의 의미와 공간 구성, 사원-산 형식과 수도원형 사원의 차이, 고푸라·참배로·상인방·박공 등 구성 요소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며, 건축 재료와 축조 방식, 조각과 부조, 압싸라에 이르기까지 크메르 사원 예술의 특징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3부는 엉꼬르 왕국 이전 시기부터 쇠퇴기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사원 유적을 정리한 본서의 핵심이다. 프놈꿀렌과 하리하랄라야, 예쏘다라푸라 시기를 거쳐 엉꼬르왓과 바이욘, 엉꼬르톰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정치적 변화와 종교적 성향, 건축 양식의 변화를 구체적인 사원 사례를 통해 서술한다. 특히 1·2차 중흥기와 쇠퇴기의 유적을 구분하여, 크메르 문명이 어떻게 변용되고 해체되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단순한 유적 안내서를 넘어, 크메르 문명을 하나의 살아 있는 역사·종교·예술 체계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동남아시아 고대 문명과 엉꼬르 사원에 관심 있는 연구자와 전공자, 그리고 깊이 있는 문화사적 이해를 원하는 독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