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부커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의 세계화는 급물살을 탔다. 한국문학의 영토 확장을 기대하면서 필자는 번역가들의 활동과 처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다행히 새로운 세대의 우수한 번역가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한국문학번역원과 대산문화재단의 꾸준한 지원이 큰 힘을 보탰다. 문학 전문 출판인과 편집자의 열정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문학 생태계의 활력을 끈질기게 지켜내고 증폭시켰다. 마침내 지난 2024년 한국문학이 노벨문학상을 처음 품에 안았다. 그 이후 해외 진출도 당연히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K-lit’이란 용어가 해외 언론에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이런 상황을 맞아서 『한국문학』 2026년 상반기호는 「K-문학의 성숙한 미래」를 주제로 특집 좌담을 마련했다. 한국문학번역원장을 지낸 곽효환 시인, 번역아카데미 교수인 소영현 평론가, 한국시를 영역해 온 정은귀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참석해서 한국문학 세계화의 현황을 점검하고, 우리 앞에 놓인 과제를 짚어봤다.
참석자들은 한국문학 번역 대학원 설립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문학을 전문적으로 번역하는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대학원을 마친 뒤 학위를 얻어서 귀국하면 대학에 임용되는 것을 비롯해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현실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한국 소설의 수출 증대는 즐거운 현상이지만, 번역가들은 여전히 제 대접을 못 받는다고 한다. 해외 출판사들이 번역료는 한국문학번역원이나 대산문화재단의 지원금으로 충당하는 관행을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원금에 한계가 있는 만큼 번역가들에게 돌아가는 보상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우수한 번역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가 됐다.
한국문학 번역 대학원 설립은 번역가 양성과 확산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해외 출판 시장의 논리에 따라 특정 장르에 편중되는 문학 수출의 단점을 보완하고 수정할 수 있다. 우리가 상업성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주도적으로 품격 높은 한국문학 총서를 세계 문학의 중심부에 제시하는 시스템의 구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