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
현대 미술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28인의 작가가 '자화상'이라는 거울 앞에 섰습니다. 갤러리 R의 2026년 첫 기획전인 **『자화像/자화賞』**은 단순히 작가의 얼굴을 기록하는 전시가 아닙니다. 근대적 자아를 넘어 무의식의 영역까지 확장된 오늘날의 '나'를 회화,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채로운 언어로 풀어낸 예술적 고백입니다.
교황 선출 방식 '콘클라베'의 파격적인 도입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수상자 선정 방식에 있습니다. 외부 심사위원이 아닌, 전시에 참여한 작가 28인이 직접 투표권자가 되어 동료의 작품을 심사합니다. 가톨릭의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를 차용하여, 누군가 3분의 2 이상을 득표할 때까지 투표는 계속됩니다. 작가가 인정한 작가, 그 영광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까요?
'코기토'에서 '무의식'으로, 현대적 자화상의 재발견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적 명제를 넘어, 라캉이 말한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나"를 추적합니다. 전통적인 초상화의 형식을 파괴하고 각자의 독특한 컨셉으로 무장한 28점의 자화상은, 오늘날 우리 시대가 마주한 자아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갤러리 R과 류병학 큐레이터의 5년 기록
이 책은 전시 기획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작가들의 생생한 반응, 그리고 기획자와 대표가 나눈 치열한 고민의 흔적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35명의 작가와 49권의 전자도록을 발행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발판을 마련해온 갤러리 R의 철학이 이 한 권의 도록에 집약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