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Prologue)
정감록의 정도령은 누구일까? : 우리는 이미 그를 만났다.
―5,000년 가난의 사슬을 끊고 천명을 완성한 거인의 진실 ―
어느 민족에게나 고난의 시절을 끝내줄 구원자에 대한 갈망이 있다. 우리에게는 《정감록》 속 ‘정도령’이 바로 그 존재였다. 조선 왕조의 몰락과 함께 나타나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고 새 세상을 열 것이라는 이 신비로운 이름은, 수백 년간 한국인의 무의식 속에 깊이 박힌 희망의 코드였다.
사람들은 ‘정(鄭)씨 성’을 가진 누군가를 기다렸다. 그러나 역사의 시계는 우리가 상상한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였다. 몽골의 칭기즈칸이 그러했듯,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그러했듯, 한 민족의 운명을 비트는 지도자는 예언서의 글자 속에 갇혀 있지 않다. 그는 오직 ‘결과’와 ‘성취’로써 자신의 천명을 증명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실체적 정도령’에 관한 기록이다. 5,000년 이어온 뼈아픈 가난을 끊어내고,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저주를 축복으로 바꾼 전략적 리더십에 대한 보고서다. 우리는 왜 정씨 성의 정도령을 만나지 못했는가? 아니, 어쩌면 우리는 이미 그를 만나 민족 중흥의 기틀을 완성하고도 아직 그가 누구였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제 그 신비의 베일을 벗기고, 대한민국이 중국과 일본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 세계 문명의 주역으로 우뚝 서게 된 근원적인 힘의 실체를 추적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