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침에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도시라는 거대한 시스템을 마주하지만, 길을 헤매거나 표지판 앞에서 망설이는 불편함을 공공시설의 당연한 속성이라며 체념하곤 합니다. 30년 경력의 디자인 전문가 이승헌 박사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겪는 일상의 마찰이 개인의 실수가 아닌 ‘설계의 문제’임을 지적하며, 도시는 누구를 기준으로 만들어졌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저자는 도시를 단순히 배경이 아닌 우리가 가장 오래 사용하는 ‘거대한 제품’으로 정의하고, 일상의 피로를 줄이는 공공디자인의 실무적 가치를 다룹니다. 화려한 조형물 대신 길 찾기, 앉기, 기다리기 같은 사소한 장면에 집중하며, 어린이와 노인 등 가장 느리게 걷는 사람의 눈높이에서 도시를 바라볼 때 비로소 모두에게 친절한 디자인이 완성된다는 철학을 스물네 가지 단상으로 풀어냅니다. 나아가 비 오는 날의 안전성이나 밤의 심리적 불안처럼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도시의 얼굴을 분석하며, 디자인이 물리적 기능을 넘어 사용자의 감정까지 설계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이 책은 도심의 불편을 당연하게 여기던 시선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꿔 놓습니다. 오늘 걷는 길에서 무엇 하나라도 새롭게 발견한다면, 당신은 이미 도시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디자이너의 길에 들어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