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메고 물줄기를 따라 걸었다.
그 길은 단순한 하천 답사가 아니었다.
산업의 팽창과 개발의 속도, 그리고 그 아래에서 묵묵히 흘러가는 물의 시간을 기록하는 여정이었다.
평택 고덕의 반도체 산업단지는 도시를 빠르게 팽창시키고, 용인은 활기를 띠지만 안성은 환경 피해를 우려한다. 한천과 서정리천, 진위천과 안성천은 행정구역의 경계를 모른 채 흐르지만, 인간의 선택은 물길 위에 선명한 흔적을 남긴다. SK하이닉스 폐수 문제로 갈등하는 지역, 녹조로 신음하는 평택호, 개발 압력이 거세지는 도일천과 지산천, 그리고 팔당상수원에서 태백 검룡소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수계.
이 책은 그 물길 위에 선 우리 사회의 현재를 보여준다.
저자는 6년간 「박환우의 생태기행」을 연재하며 하천의 발원지부터 도시의 물순환 시스템, 정수장의 변천사, 산업단지와 항만, 석탄화력과 재생에너지 현장까지 직접 걷고 촬영했다. 사진은 말보다 정직하다. 거품이 이는 하천, 하얀 어둠 속 녹조, 독성 사고로 멍든 농심, 그리고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실뱀장어의 물길까지. 기록은 감정이 아니라 현실을 드러낸다.
이 책은 묻는다.
도시는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가.
물은 얼마나 더 감당해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환경과 산업, 개발과 생태, 갈등과 공존.
『카메라를 메고 물줄기를 걷다』는 물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성찰하는 기록이다.
그리고 이 기록은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