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멋진 그림책은 누가 만든 걸까?”
한국의 그림책들이 심상치가 않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유수의 상까지 모조리 휩쓰는 중이다. 한국의 그림책을 사랑하는 해외 팬들도 점점 늘어 한국의 작가들에게 직접 디엠을 보내는 팬들도 있다고 한다. 또한 해외 수출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는 중이다. 짧지만 남녀노소 국경을 넘어 감동과 놀라움을 주는 그림책, 한국의 그림책만이 가진 단단하고 다채로운 힘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작가들이 그동안 쌓아 올린 상상력의 세계를 속속들이 깊게 탐험해 본다면 어떨까? 특히나 요즘,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그림책 작가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창작 루틴과 영감 등에 대해 속 시원히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그림책이라는 상상의 집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혹시 알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멋진 그림책 만드는 비법 같은 것을 말이다.
그림책에서 그림보다 중요한 건 바로 이것!
많은 그림책 작가들이 인터뷰이 후보군으로 있었지만, 시간과 여러 제약들 속에서 총 여섯 명의 그림책 작가들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정진호 작가, 조미자 작가, 박현민 작가, 오세나 작가, 이수연 작가, 이기훈 작가. 이들을 직접 만나 그동안 작업한 그림책에 관한 비하인드 이야기, 창작과 영감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작가의 작업실이나 도서관 등 작가가 원하는 곳에서 약 서너 시간 정도 진행이 되었다.
‘볼로냐의 남자’라는 별명이 있는 정진호 작가와는 그림책의 서사와 구조 대해 깊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림책에서 중요한 건 그림보다 바로 탄탄한 이야기 구조라는 것. 극단적으로 말해 그림은 알아볼 수 있는 선 정도면 충분하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탄탄하게 이야기를 쌓아가고 그 안에 상징과 숨은 의미들을 넣는 것, 이것이 더 어려운 일이기에 그는 책 하나를 만들 때마다 자료 조사를 철저하게 하고 이야기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 시간을 더 많이 들인다고 한다.
조미자 작가는 직접 핑거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자신이 그린 그림으로도 책을 만들고 있다. 다양한 감정에 하나하나 스토리를 부여해 그림책을 만드는 그녀는 앞으로 ‘질투’라는 감정을 꼭 그림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한다. 모두가 자주 느끼는 감정이지만 표현하기는 쉽지 않은 질투를 그녀만의 색으로 어떻게 그려 나갈지 기대가 된다.
박현민 작가와 인터뷰를 하다 보니 그가 계속해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외국에서 분홍색 노트를 보고 영감을 얻어 시작한 〈하얀 개〉의 비하인드 스토리, 출판사를 설득해서 사탕수수 종이에 인쇄를 하는 일까지… 그가 앞으로 또 어떤 다양한 실험을 통해 독자에게 뜻밖의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가 된다.
오세나 작가는 그야말로 글 없는 그림책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글 없이 만든 그녀의 그림책 속으로 독자는 홀린 듯이 빨려 들어간다. 글이 없어서 가능한, 100명이면 100명이 모두 다르게 해석이 가능한 그림책의 매력. 인터뷰에서는 오세나 작가가 작품마다 숨겨둔 상징과 은유를 조금은 엿볼 수 있다.
자신의 책 리뷰 중 ‘괴물의 등장’이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이수연 작가. 그녀가 만든 그림책들은 쉽지 않은 주제들, 어렵고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누구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고 진득한 그녀이기에 그녀는 자신의 그림책이 자신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