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세자비 : 의술과 미소로 천하를 홀리다>
"퉤! 재수 없기는!"
산고로 피를 쏟는 아내 곁에서, 남편이 침을 뱉었다.
"아이를 잃을 바에야, 차라리 산모가 죽는 게 낫지 않겠어요?"
그 말을 내뱉은 건 유표표였다.
남편 숙부의 아내이면서, 그 남편의 첩 노릇을 하는 여자. 온 가족의 얼굴로 웃으며, 자신의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시어머니는 악을 썼다. 남편은 욕설을 퍼부었다.
첩은 본처의 숨이 끊기기만을 기다렸다.
참으면 나아진다 했다. 아이를 낳으면 달라진다 했다.
그 말을 믿은 것이 전부였다.
흐릿해지는 의식 속에서, 진묘묘는 처음으로 선명히 깨달았다.
이 집에서 자신은, 처음부터 사람이 아니었다.
* * *
눈을 떴을 때, 그녀는 과거로 돌아와 있었다.
망설임은 없었다.
혼례 당일, 진묘묘는 일부러 다른 가마를 택해 남편을 바꿨다.
새 신랑으로 선택받은 이는 전 남편의 숙부, 주일산. 전생에서 존재감조차 희미했던 남자. 그러나 독부 유표표에게도 욕설 한 번, 모욕 한 번 없었던 남자였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남편이 건넨 의서를 손에 들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집을 바꾸고 황무지를 일구고, 약초를 캐고 침술을 익혀 돈을 벌었다.
전생엔 감히 꿈도 꾸지 못할 것들을, 이번엔 두 손으로 쌓아 올렸다.
그리고 그 모든 것보다——
"내 낭자는 정말 예쁘군."
이제는, 나만 바라봐 주는 남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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