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없는 재판 앞에 선 적이 있다면
이 책은 카프카의 『심판』을 난해한 고전의 자리에서 조금 옮겨 놓습니다. 줄거리만 따라가면 기묘하고 답답하게 남는 이 작품을, 권력의 공기와 불안의 형식이라는 두 축으로 다시 읽도록 돕습니다.
특히 처음 읽는 독자, 오래전에 읽었지만 끝내 무엇이 남았는지 설명하기 어려웠던 독자, 독서모임이나 수업에서 작품의 핵심 장면을 더 정확하게 짚고 싶은 독자에게 맞추어 구성했습니다. 핵심 장면 9개를 따라가며 공간, 시선, 지연, 수치심, 자기 해명의 구조를 차례로 풀어갑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심판』은 더 이상 부조리한 줄거리의 소설로만 남지 않습니다. 설명되지 않는 권력이 인간을 어떻게 스스로 심문하게 만드는지, 왜 카프카의 문턱이 오늘의 독자에게도 오래 남는지 더 또렷하게 보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