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대중문화

회의에서 디자인이 무너지는 순간들

이승헌
시프트디자인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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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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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서 디자인이 무너지는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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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9791199832633
책 소개
회의는 왜 디자인을 망치는가

디자인이 무너지는 순간은 대부분 조용하다.
누군가 디자인을 공개적으로 부정하거나, 노골적으로 반대하지 않아도 디자인은 충분히 무너질 수 있다. 회의실 안에서는 늘 합리적인 말들이 오가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좋은 방향 같다”는 말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회의가 끝난 뒤 남은 결과물을 보면 처음의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있다.
이 변화는 한 번에 일어나지 않는다.
회의가 반복될수록, 디자인은 조금씩 변형된다. 처음에는 사소한 수정처럼 보이고, 다음에는 사용자 배려처럼 포장되며, 어느 순간에는 ‘조율의 결과’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된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이 지나고 나면, 처음 해결하려던 문제는 흐려지고 디자인은 누구의 것도 아닌 형태가 된다.
회의는 원래 결정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많은 회의는 결정을 미루기 위해 열리고, 책임을 분산시키기 위해 반복된다. 누군가 명확하게 선택하지 않아도 되도록, 모두가 한 번씩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이 구조 안에서는 판단이 아니라 발언이 중요해지고, 선택보다 공감이 우선된다.
디자인은 이 구조에 매우 취약하다.
디자인은 본질적으로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할 것인지뿐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포함한 결과다. 그러나 회의는 선택을 꺼린다.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의는 늘 중간값을 향해 움직이고, 디자인은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힘을 잃는다.
이 책은 회의를 비난하려는 책이 아니다.
회의는 필요한 도구다. 문제는 회의 그 자체가 아니라, 회의가 디자인을 다루는 방식이다. 왜 회의에서는 판단이 사라지는지, 왜 디자인은 회의에 들어가는 순간 약해지는지, 그리고 디자이너는 왜 그 안에서 점점 말이 많아지고 선택은 줄어드는지를 구조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목차
프롤로그. 회의는 왜 디자인을 망치는가

1장. 회의가 많을수록 디자인은 흐려진다
2장. 안건은 있는데 결정은 없는 회의
3장. 모두가 말했지만 아무도 선택하지 않은 순간
4장. 질문이 사라지는 회의의 시작
5장. “일단 이렇게 가보죠”라는 말의 정체
6장. 말 많은 사람이 이기는 구조
7장. 논리가 아니라 분위기가 판단을 대신할 때
8장. 반대 없는 합의의 위험
9장. 좋은 의견이 사라지는 회의의 특징
10장. 디자인이 토론 주제가 되는 순간
11장. 수정이 기본값이 되는 순간
12장. 회의가 끝나도 끝나지 않는 디자인
13장. 결정이 기록되지 않을 때 생기는 일
14장. 합의와 결정이 혼동될 때
15장. 디자인 판단이 책임에서 분리될 때
16장. 결정권자가 침묵할 때 벌어지는 일
17장. 결정이 내려진 뒤, 아무도 지키지 않을 때

에필로그. 회의를 끝내는 디자인, 디자인을 지키는 회의

작가 소개
  • 작가이승헌
이승헌 Lee Seung-heon
제품디자인기술사, 디자인학 박사Ph.D, 신라대학교 겸임교수

저자 이승헌 박사는 30여 년간 제품과 공간, 공공환경을 디자인하며 현장을 지켜온 전문가입니다. 그는 도심 속 화려한 조형물보다 '사람들이 망설임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훨씬 중요하며, 그것을 구현하는 것이 디자인의 본질이라고 믿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사소한 불편함이 개인의 실수가 아닌 설계의 문제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특히 평균적인 신체 조건을 넘어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가장 느리게 움직이는 사람'까지 배려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가치를 전파해왔습니다. 그는 세상을 단순한 환경이 아닌 우리가 가장 오래 머무는 '거대한 제품'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더 나은 설계가 시작된다고 강조합니다. 현재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디자인을 통해 일상의 마찰을 줄이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시작으로 우리 주변의 당연한 불편함을 관찰하고 개선해 나가는 '도시와 디자인'에 관한 사유를 시리즈로 엮어 독자들과 나눌 계획입니다. 시민 모두가 관찰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가 사는 공간이 조금 더 친절해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출판사
시프트디자인컨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