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을 비웃는 데서 멈추지 않는 읽기
이 책은 『허영의 시장』을 줄거리만 아는 상태에서 다시 작품의 심장부로 데려가는 해설서입니다. 베키 샤프를 악녀로만, 아멜리아 세들리를 선인으로만 기억했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전혀 다른 독법을 만나게 됩니다.
읽다 보면 출세와 위선, 사랑과 결혼, 전쟁과 사교계, 웃음과 연민이 한 소설 안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얽혀 있는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이 왜 지금의 독자에게도 낯설고도 정확하게 닿는지, 그리고 왜 재독이 필요한 고전인지 끝까지 확인하게 됩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우리는 더 이상 이 소설을 두꺼운 풍자소설로만 기억하지 않게 됩니다. 사람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고, 허영을 비웃는 방식조차 조금 더 조심스러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