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전은 출세담이 아니라 시선의 소설입니다
『위대한 유산』을 이미 한 번쯤 들어 보셨다면, 많은 경우 이 작품을 고아 소년의 성장담이나 뒤늦게 철드는 이야기로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 소설이 오래 남는 이유는 사건의 반전보다 훨씬 깊은 곳에 있습니다. 핍은 돈을 얻는 인물이라기보다, 타인의 시선을 자기 가치의 기준으로 삼아 버린 인간이 어떻게 자기 삶과 관계를 오해하는지 보여 주는 인물입니다.
이 책은 줄거리를 다시 요약하는 대신, 묘지와 대장간, 서티스 하우스와 런던, 조와 에스텔라와 매그위치 같은 결정적 장면과 관계를 따라가며 『위대한 유산』의 중심을 다시 읽어 냅니다. 성장, 계급, 사랑, 수치심, 은혜, 책임이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 차근차근 풀어 드리기 때문에, 처음 읽는 독자에게는 길잡이가 되고 다시 읽는 독자에게는 해석의 기준이 되어 줄 것입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핍의 선택만 새롭게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 자신을 평가해 온 자신의 기억, 사랑이라고 믿었던 감정 속에 섞여 있던 인정 욕망, 가장 가까운 사람을 부끄러워했던 순간들까지 함께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위대한 유산』은 오래된 명작인 동시에, 지금의 독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질문을 남기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