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는 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얇게 소비되기 쉬운 작품이다. 많은 독자가 강, 미소, 깨달음 같은 몇 개의 이미지로 이 소설을 기억하지만, 정작 작품이 지나가는 긴 우회와 인간적인 피로는 충분히 붙들지 못한다. 이 책은 바로 그 놓친 시간을 다시 읽게 하려는 해설서다.
이 책은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는 대신, 싯다르타가 왜 가장 완전한 가르침 앞에서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왜 욕망과 권태의 도시를 통과하지 않고서는 강가의 청취에 이르지 못하는지, 왜 고빈다와 아들의 존재가 이 작품을 더 아프고 더 현실적으로 만드는지 차근차근 짚는다. 명언처럼 소비되던 고전을 다시 살아 있는 소설로 돌려놓는 데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독자는 『싯다르타』를 고요한 위로의 책으로만 기억하지 않게 된다. 대신 너무 빨리 이해했다고 믿었던 작품을 다시 천천히 읽는 태도, 그리고 자기 삶을 남의 진리로 대체할 수 없다는 불편한 진실을 조금 더 선명하게 붙들게 된다.
왜 싯다르타가 가장 완전한 가르침 앞에서도 끝내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