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은 줄거리 몇 줄과 유명한 장면 몇 개만으로도 쉽게 기억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바로 그 익숙함 때문에, 우리는 이 거대한 소설이 끝까지 붙들고 있는 질문들을 자주 놓칩니다. 이 책은 장발장과 자베르, 팡틴과 코제트, 바리케이드와 하수도, 법정과 골목길을 다시 연결하며 그 질문들을 천천히 되살립니다.
이 책은 『레 미제라블』을 감동의 소설로만 봉합하지 않습니다. 법과 자비, 이름과 낙인, 구원과 구조, 도시와 인간의 존엄이 어떻게 서로 부딪치는지 장면 단위로 따라갑니다. 이미 내용을 안다고 생각했던 독자일수록, 익숙한 장면이 얼마나 다른 얼굴로 다시 열리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 이 책은 인물군상과 공간의 윤리를 함께 읽도록 돕습니다. 한 인간을 법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비참을 눈물로만 소비해도 되는지, 구원이 왜 단순한 미담으로 끝나지 않는지를 차분하고 또렷하게 짚어 갑니다.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에는 『레 미제라블』을 다시 읽는 일이 과거의 명작을 복습하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 판단을 다시 쓰는 연습이라는 사실이 선명해질 것입니다.
• 장발장과 자베르를 선인과 악인의 도식이 아니라, 서로 다른 윤리의 긴장으로 다시 읽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