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독자께서는 『제르미날』을 광부들의 파업과 혁명의 실패를 다룬 소설로 먼저 기억합니다. 이 책은 그 익숙한 표지를 지나, 공기와 식탁, 몸과 속도, 굶주림과 언어가 어떻게 하나의 문학적 세계를 이루는지 다시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여기서는 줄거리만 따라가지 않습니다. 에티엔 랑티에와 카트린, 마외 가족과 군중, 르 부뢰라는 광산의 이미지가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 오래 붙들고 읽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졸라의 자연주의가 차가움이 아니라 정확함의 윤리라는 사실도 차분히 확인하게 됩니다.
이미 『제르미날』을 읽으셨던 분께는 재독의 시선을, 처음 이 작품을 만나시는 분께는 길을 잃지 않을 독법을 드리고자 합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시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또렷해질 것입니다.
• 광산과 군중, 몸과 언어, 굶주림과 사랑 사이의 연결을 더 선명하게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