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오 영감』을 이미 알고 있다고 느끼는데도 다시 읽기는 망설여지신다면, 대개 이유는 줄거리를 너무 빨리 이해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그 익숙함을 조금 늦추고, 작품이 실제로 무엇을 더 깊이 묻는지 함께 살펴보려는 독자를 위해 쓰였습니다.
많은 독자는 고리오를 불쌍한 아버지로, 딸들을 냉정한 배신자로, 라스티냐크를 야심가로 정리하고 책을 덮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읽고 나면 가족과 돈, 파리라는 도시, 사랑과 자기 소모, 연민과 계산이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 놓치게 됩니다.
이 책은 줄거리 요약보다 장면의 공기와 관계의 높낮이, 돈이 감정을 번역하는 방식, 라스티냐크와 보트랭이 보여 주는 도시의 문법을 차분히 풀어드립니다. 작품을 대신 읽어 주기보다, 이미 지나친 장면을 다시 보게 만드는 해설서가 되도록 구성했습니다.
가족이 왜 가장 사적인 관계이면서도 가장 사회적인 계산의 장이 되는지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