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조용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여전히 멀고 어려운 공간으로 남아 있다.
유물은 눈앞에 있는데도 무엇을 봐야 하는지 몰라 지나치기 쉽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박물관의 물건을 죽은 전시품이 아니라 인간이 남긴 선택의 흔적으로 읽게 만든다.
권력과 종교, 노동과 사랑, 죽음과 기억이라는 큰 질문을 유물의 모양과 쓰임 안에서 꺼내 보여 준다.
특히 많이 아는 사람의 감상이 아니라 오래 보는 사람의 감상이 무엇인지 알려 주는 점이 좋다.
덕분에 관람은 정보 습득보다 삶의 감각을 다시 연결하는 시간으로 바뀐다.
전시를 보고도 기억에 남는 것이 적었던 독자, 박물관을 좋아하지만 늘 겉도는 느낌이 있었던 독자에게 잘 맞는다.
유물 한 점 앞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질문과 관람의 리듬을 선물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