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캄보디아의 엉꼬르왓Angkor Wat과 인근 유적을 방문하여 고대 엉꼬르 왕국의 건축과 예술에 감탄한다. 하지만 당시 수도의 유적만을 방문하여 엉꼬르 왕국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고대 수도였던 엉꼬르 지역은 엉꼬르 왕국의 찬란한 건축과 예술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실제 엉꼬르 왕국이 어떻게 국가적 단위로 운영되었는지는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엉꼬르 왕국의 전반적인 국가 운영을 이해하려면 당시의 도로망인 왕도王道, Royal Road에 주목하여야 한다. 왕도는 당시의 수도를 중심으로 각 지역의 주요 도시들을 연결하는 도로망으로서, 지금까지 5개의 노선이 알려져 있으며 쩌이와르만 7세 시기에 완성되었다. 왕도는 국가 권력의 확장이며 군사적 신속성의 바탕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율성과 데이터 · 물류의 연결성을 상징한다. 사원은 왕의 신성함을 찬양하는 상징물이지만, 왕도는 왕이 그 신성함을 어떻게 전파하고 유지하였는지를 보여준다. 왕도 주변에 건설된 각종 휴게소와 의료 시설은 왕이 백성의 안녕을 책임진다는 복지 국가의 면모를 보여주는데, 이는 사원에 새겨진 부조Relief보다 더 실질적인 통치의 증거라 할 수 있다. 즉, 왕도를 이해하면 점Spot이 아닌 망Network으로서 엉꼬르 왕국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엉꼬르 왕국의 왕도王道를 중심으로, 고대 엉꼬르 왕국의 지방 도시와 도로의 인프라 나아가 엉꼬르 시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1부에서는 엉꼬르 왕국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왕국의 역사와 사회에 대해 서술하였다. 특히 일반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정치 체제 · 왕 · 종교 · 경제 · 문화 · 일반 서민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각종 자료를 모아 자세히 서술하였다. 자료는 엉꼬르 사원에 나타난 부조와 주달관이 저술한 ‘진랍풍토기眞臘風土記’를 중심으로 저자의 경험을 보태었다. 아마도 고대 엉꼬르 사회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룬 이들 내용은 다른 자료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2부에서는 고대 왕도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였다. 왕도의 가능 · 구조적 특징 · 건축 및 기술적 특징 · 분포와 연결망 등을 알아보고, 왕도 주변의 특별한 유적인 다람살라Dharamsala · 데다페 사원D’etape Temple · 병원 예배당Arogyasala · 팔레Palais · 라테라이트 다리 등에 대해 실제 예를 들어 자세히 설명하였다.
3부에서는 왕도로 이어진 여섯 곳의 지방 도시와 150여 개의 유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한때의 수도였던 꺼께Koh Ker, 왕국 동부의 주요 도시였던 쁘레아칸껌뽕스와이Preah Khan of Kampong Svay, 왕국 서부의 주요 군사 거점이었던 번띠어이츠마Banteay Chhmar를 비롯하여 지금의 태국 영토 안에 있는 왓피마이Wat Phimai, 지금의 라오스 영토 안에 있는 왓푸Wat Phu 등의 도시 유적과 이들 도시를 잇는 왕도 주변의 유적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였다.
이 책을 통하여 고대 엉꼬르 왕국의 왕도王道에 대해 이해한다면. 엉꼬르 왕국의 국가 운영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고대 엉꼬르 왕국의 역사와 국가 운영, 서민들의 생활 등에 대해 관심이 있는 연구자와 전공자, 그리고 깊이 있는 문화사적 이해를 원하는 독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