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단순히 길 위를 걷는 게 아닙니다. 때론 그리스 여행에서 마주한 음식 한 접시가 당신을 붙잡아 세웁니다. 이 책은 그리스의 타베르나와 골목길에서 만난 그리스 음식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행 에세이입니다.
한 달간 길을 함께한 세 남자의 여행은 늘 진지하지만은 않습니다. 사소한 오해와 엉뚱한 선택, 뜻밖의 웃음과 어이없는 사건들이 이어지며 여행은 점점 사람의 얼굴을 닮아갑니다.
한 달간의 그리스 음식 여행은 불가리아의 작은 식당에서 시작됩니다. 대학 후배인 J, M과 함께 소피아, 테살로니키, 칼라마타, 자킨토스를 거칩니다. '성스러운 콩 스튜', '이혼 방지 호박 요리'라는 재치 있는 이름의 전통 요리들, 유쾌한 식당 주인과의 대화. 음식은 곧 그곳 사람들의 삶입니다.
테살로니키 바닷가에서는 토마토를 두툼하게 썰어 구운 뒤 소금과 올리브오일, 오레가노만 뿌린 요리를 만납니다. 지나치게 단순하지만 묘하게 깊은 맛. 25년 넘게 셰프로 살아온 저자는 그 순간 삶 역시 이렇게 단순하고도 복잡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킨토스 섬에서 만난 중년 여성 웨이링과의 대화는 여행을 잠시 멈추게 합니다. "꼭 맛있어야 밥을 먹나요?" 음식으로 시작된 대화가 점점 삶의 의미로 향합니다.
아테네 중앙시장에서는 그리스식 해장국을, 코린토스 바닷가에서는 지중해식 문어 스튜를 먹습니다. 그 순간 저자는 요리가 아니라 그 시간을 함께 먹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여행은 풍경이 아니라 맛으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그 맛 너머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