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아 사단법인 역사·여성·미래가 여성의 시각에서 부부 독립운동가 21쌍의 삶을 새롭게 조명한 역사여성미래 총서 6권을 발간했다. 독립운동은 흔히 남성 중심의 영웅 서사로 기억되어 왔고, 여성 독립운동가는 손에 꼽힐 만큼 제한적으로 소개되어 왔다. 그러나 현실에서 독립운동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때로는 가족이라는 관계 속에서 서로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지속된 투쟁이었다. 그럼에도 2025년 11월 기준 서훈자 18,664명 중 여성은 676명으로 3.6%에 불과해, 여성들의 실제 기여에 비해 기록과 평가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총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독립운동의 성공은 남녀 모두의 힘이 합쳐져 가능했다’는 사실을 구체적 사례로 드러내고자 했다. 특히 여성의 활동을 남성 기준으로만 재단하지 않고, 독립운동을 가능하게 한 기반으로서의 ‘살림’과 일상적 헌신, 생계 유지와 양육, 조직 운영과 자금 조달, 비밀 연락과 선전 활동까지 여성들이 담당한 다층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역사 안으로 호출한다. 단순한 ‘내조’나 ‘후원’이 아니라, 민족을 살리고 운동을 지속시키는 실천적 투쟁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독립운동사의 해석 지평을 넓히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총서 6권은 부부 독립운동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21쌍의 독립운동을 서술한다. 첫째, 남편의 투쟁을 지탱하며 운동을 ‘살린’ 부부, 둘째 임시정부와 광복군에 참여한 부부, 셋째 교사·의사·간호사 등 전문직 여성으로서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을 적극 전개한 부부, 넷째 의열투쟁에 참여한 부부, 다섯째 사회주의및 아나키즘 포함 계열에서 활동한 부부를 통해, 부부 독립운동이 지역·계층·이념·국적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었음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기존 자료 조사와 연구 업적 분석, 서훈 여부 확인, 생존자·가족 구술 보완, 남녀 역할 및 활동의 구분 분석 등 체계적 서술 원칙을 바탕으로, 여성 독립운동의 구체적 행적을 최대한 복원했다.
이 책은 연구자만을 위한 연구서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기획된 대중서로서, 독립운동사의 그늘에 가려졌던 여성의 기여와 ‘부부 독립운동’의 새로운 면모를 널리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 나아가 여성 독립유공자 비율이 4% 미만에 머무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유공자 선정 기준의 개편과 보훈 기준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과제도 함께 제기한다. 역사·여성·미래는 이번 총서 발간이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함께 싸운 역사’로 확장하고, 여성사 인프라 구축과 여성 독립운동의 공론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