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온갖 생물들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이 책은 그러한 현실의 당연함과 다양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도블록 틈에 자란 풀, 공원의 관목에 깃든 새, 담장 위를 거니는 고양이는 인간이 지은 도시를 인간이 꾀하지 않은 방식으로 쓴다. 그런 탓에 도시에 사는 비인간 생물은 예상과 통제를 벗어나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존재로 여겨지곤 한다. 도시의 많은 문제를 자연으로써 개선하려는 생각이 만연한 지금, 비인간 생물의 현실과 인식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문제는 말하자면 ‘어두운 등잔 밑’에 있다. 도시라는 방을 자연이라는 등불로 밝힐 때 가장 어두운 부분은 등잔 바로 아래의 그늘이다. 도시와 자연의 관계를 모색할 때 가장 핵심에 위치하면서도 가장 간과하기 쉬운 곳에 비인간 생물이라는 주제가 있다. 이 책은 건조한 도시의 이면에 우글거리는 비인간의 세계를 닮은 작은 지면 생태계이다. 책을 읽고 문밖을 나서면 바로 옆에 있었지만 알지 못했던 세계를 당장 발견할 수 있다.
■ 저자 소개
권소희
남의 집을 구경가는 걸 좋아했다. 자취방을 이사할 때면 전봇대에 붙은 월세 전단지까지 죄다 연락해 최대한 많은 집을 보러 다녔다. 이 도시 전체가 수많은 비인간 동물의 집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부터는 초대받지 않았지만 집들이를 가듯 도시를 걷는다. 그렇게 낮엔 도시를 걷고, 밤엔 동물을 돌본다.
김선주
도시와 자연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건축가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취리히 연방공과대학ETH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식물, 동물의 비인간 존재와 다종생물의 관점에서 현재의 도시와 건축, 자연의 경계를 질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윤회론을 신봉하며, 다음 생에는 과학자나 댄서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김준수
인간 너머의 지리학 연구자이다. 비인간 행위자들이 국민국가 형성 과정에 개입하는 과정들을 연구한다.
박경화
바다를 찾는 기회가 줄어 안타까운 마음에 내가 서있는 이 자리부터 바다라고 생각하며 집에서 가까운 샛강을 자주 드나들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샛강에 사는 생물들에 대한 생태교육을 이수하고, 위기보호생물 수달이 살고 있는 샛강에서 수달 모니터링을 하고 어린이수달기자단을 이끌며 시민과학활동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있다.
박소영
도시에서의 인간과 자연의 마주침을 탐구하는 사람입니다. 조경과 미술사를 공부하다 식물에 도취되어 천리포수목원에서 정원가의 열한 달, 서울식물원에서 열두 달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서울대학교 통합설계미학연구실에서 도시민, 나무, 새의 얽히고설킨 관계에 천착하며,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 정원, 도시, 궁극적으로 지구에 대해 생각합니다.
박윤주
수면과 지표면 아래, 표정 뒤의 것들을 읽어내고 그 속에 있는 다채로운 욕망을 드러내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최근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직접 만든 빵을 잘랐을 때와 한강수영장에서 지는 하늘을 바라본 때다. 빨간기와 정원에 오기 전 연락을 주면 차를 내려줄 수 있다.
손연주
씨앗을 모으다 환경원예학과를 졸업하고, 식물원의 가드너로 활동하며 식물 분류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해 가드너와 연구자의 경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즐겁고 안전하게 식물 작당을 하고 싶어서. 랜선 식물 공동체, 샐러드연맹 한국지부를 2020년 창설했습니다.
스튜디오 초신성
초신성은 조경가 신영재와 최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