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식탁은 바다에서 와서 사람에게 돌아간다.
이 책은 부산의 음식을 재료와 시장, 노동과 골목, 밤의 온기로 읽는다. 기장 미역과 대변항 멸치에서 시작된 맛은 자갈치와 부전시장을 지나 돼지국밥과 함바집의 뜨거운 한 끼로 이어진다. 산복도로의 부엌과 밀면, 어묵과 차이나타운의 웍 소리를 지나면 부산의 음식은 저녁의 천막과 연탄불, 빗소리와 바닷가 불판으로 깊어진다.
여정은 다섯 개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1부 ‘해풍과 짠 흙의 맛’에서는 기장 미역, 대변항 멸치, 영도 해녀, 대저 토마토를 따라 부산 식탁의 출발점을 살핀다. 바다와 강 하구, 해풍과 짠 흙이 부산의 재료에 어떤 질감을 남겼는지 읽는다.
2부 ‘시장 골목에서 살아나는 맛’에서는 자갈치 시장, 구포국수, 국제시장 먹거리, 부전시장 반찬 골목을 지나며 음식이 시장의 리듬 안에서 살아나는 과정을 본다. 부산의 시장 음식은 빠르고 거칠지만, 그 안에는 사람을 먹여 살리는 정확한 질서가 있다.
3부 ‘몸을 데우는 부산의 한 끼’에서는 부두 노동자의 돼지국밥, 영도 함바집, 가마솥 식당, 범일동 조방낙지를 따라간다. 이 음식들은 허기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일터로 돌아갈 몸을 다시 데우는 생활의 연료가 된다.
4부 ‘비탈진 집들이 섞어낸 밥상’에서는 산복도로의 좁은 부엌, 밀면의 출발, 부산어묵, 부산역 차이나타운을 살핀다. 피란과 이주, 좁은 주거와 시장의 생존력이 섞이며 부산의 식탁은 새로운 형태를 얻었다.
5부 ‘부산의 밤을 달래는 온기’에서는 남포동 천막, 자갈치 꼼장어, 온천장 파전, 청사포 조개구이를 통해 하루의 끝에 놓인 음식을 만난다. 부산의 밤 음식은 화려한 만찬보다 하루를 버틴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온기에 가깝다.
이 책은 부산 음식을 맛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재료가 오고, 손이 움직이고, 불이 오르고, 사람이 마주 앉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 길 끝에서 독자는 부산의 맛이 결국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라는 사실을 만나게 된다.
누가 읽어야 하는가
부산 음식을 깊이 알고 싶은 사람: 메뉴 이름보다 그 음식이 태어난 장소와 사람의 손길을 함께 이해할 수 있다.
부산의 시장과 골목을 좋아하는 사람: 자갈치, 국제시장, 부전시장, 남포동의 먹거리 풍경을 생활의 언어로 읽게 된다.
지역 음식의 의미를 찾는 사람: 미역, 멸치, 돼지국밥, 밀면, 어묵, 꼼장어가 부산의 역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필 수 있다.
느린 음식 여행을 원하는 사람: 유명한 집을 찍고 지나가는 방식보다 재료와 냄새, 불의 온도와 사람의 표정으로 부산을 경험할 수 있다.
부산 관련 기획자와 연구자: 음식, 시장, 노동, 피란, 항구 문화를 연결해 부산을 해석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