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는 오래 걸리는 장식품이 아니라, 손안의 작은 물건을 더 오래 아끼게 만드는 생활 기술이 될 수 있다. 시작이 어려운 이유는 바늘이 어렵기 때문만이 아니다. 어떤 천을 고를지, 실은 몇 가닥을 쓸지, 도안은 어떻게 옮길지, 완성한 뒤 실제로 어디에 쓸지 정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린넨을 첫 자수 천으로 삼아 초보가 바로 만들 수 있는 12가지 생활 소품을 안내한다. 책갈피, 컵받침, 코인 파우치, 태그 장식처럼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작은 시작부터 안경집, 키링, 티슈커버, 스마트폰 파우치, 향주머니, 핀쿠션, 북커버, 미니 월포켓까지 손바느질과 자수가 생활 속 물건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차근히 보여 준다.
바늘 호수와 실 가닥 수, 자수틀 크기, 스티치의 장력, 도안 전사, 배색, 뒤판과 안감, 세탁과 다림질, 번짐과 구멍 복구까지 초보가 실제로 막히는 지점을 빠짐없이 다룬다. 예쁜 도안만 따라 하는 책이 아니라, 왜 천이 울고 실이 꼬이고 모서리가 뜨는지 이해하게 해 주는 입문서다.
처음부터 큰 작품을 완성하려 애쓰기보다 작게 만들고 바로 써 보며 손의 기준을 쌓고 싶은 사람에게 알맞다. 한 땀씩 놓는 시간이 부담이 아니라 리듬이 되는 순간, 평범한 생활 소품은 내가 만든 물건으로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