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상담을 13년째 하고 있다. 별별 사람과 별별 내용을 다 겪었다. 그런데 아쉬울 때가 있다. 너무 늦게 상담을 요청하는 근로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은 초기 대응을 잘못한 상태에서 상담을 요청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이미 늦은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좀 더 일찍 상담을 받았으면 좋았으리라는 생각에 안타깝다. 나아가, 평소에 준비가 되어 있었다면 좀 더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퇴사 시점을 전후하여 다급하게 상담을 요청하는 근로자가 많다. 재직 중에는 회사와 갈등을 일으키기가 곤란하여 참다가, 퇴사 압박을 받거나 스스로 퇴사하겠다는 결심이 서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재직 기간에는 회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퇴사할 결심을 회사에 알린 뒤에, 관계가 급격히 나빠지는 사례도 흔하다.
그렇다면, 근로자가 노동 상담을 받아야 할 최적의 시점은 언제일까? 만약, 상담을 요청하는 시점을 내가 결정할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입사가 확정되는 대로, 퇴사 준비를 하세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는가? 회사에 적응하기도 바쁜데 퇴사 준비라니?
평생직장의 신화가 사라진 대한민국 사회에서, 지금처럼 고용 불안정이 심한 상황이라면, 입사한 회사에서 언제까지 근무할지 알 수 없다. 근로자의 기대와 관계없이 회사 사정으로 퇴사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만약, 1년 또는 그보다 짧은 기간의 근로계약을 맺은 기간제계약직 근로자라면, 재계약이 안 될 것으로 가정하고 퇴사를 준비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업종과 직종, 고용 형태 등이 다변화하면서, 근로자들이 처한 상황과 그에 따른 고민도 제각각 다를 것이다. 하지만 공통분모가 있다. 10년 넘게 노동 상담을 하면서, 자주 받았던 질문을 중심으로, 이 책의 내용을 구성하였다.
제1편에서는 무기 계약직 또는 정규직 근로자가, 자신의 계획에 따라 퇴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입사가 확정된 때부터 퇴사를 준비하고, 퇴사일을 결정하며, 결정한 퇴사일에 임박하여 준비해야 할 내용을 설명하였고, 퇴사 후에 회사를 상대로 진행할 법적 대응 방법도 소개하였다.
제2편에서는 재정 상태가 어려워진 회사에서 퇴사를 고민하는 근로자들이 유의해야 할 내용을 담았다. 제1편에서 설명한 내용이 기본적으로 적용되지만, 폐업을 앞둔 상황에서 또는 폐업을 이유로 퇴사할 때,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내용을 담았다.
제3편에서는 근로자가 회사로부터 퇴사 요구를 받았을 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이제 퇴사 요구를 받는 것은 돌발 상황이 아니라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로 생각하고, 평소에 대비해야 한다. 법적인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초기 대응을 잘해야 하고, 그러려면 법적 지식과 대응 방법에 대하여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담았다.
흔히 100세 시대라는 말을 하는데, 그만큼 일해야 할 기간이 길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한 직장에서 아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근무하면 좋겠지만,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며 여러 직장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그렇다면 평소에 퇴사를 차근차근하는 준비하는 게 현명한 태도가 아닐까. 그래야만 손해를 입으며 퇴사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잘 몰라서 손해 보면 억울하지 않은가. 아무쪼록 이 책이 '똑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