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세상의 모든 생명체와 그들이 숨 쉬는 거대한 환경을 거창하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길을 걷다 어쩌다 눈에 띄어 마음 한구석에 깊이 각인된, 작고 소중한 생명들과의 우연한 만남을 담아낸 기록입니다.
LA 도심의 소란함을 지나 유타의 붉은 사막과 황홀한 캐년의 품으로 걸어 들어간 여정. 그곳에서 마주한 대자연은 완벽하게 다듬어진 풍경이 아니라 시시각각 살아 숨 쉬는 생명이었습니다. 좁은 바위 틈바구니에서 체온을 나누었던 헬엔로프 캐년의 암석, 척박한 땅에서 제 결대로 묵묵히 버텨내던 트리 알로에와 유포르비아, 그리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연둣빛 나비처럼 기지개를 켜던 어린 은행나무잎까지. 저자는 발길 닿는 곳마다 우연히 만난 생명들의 강인함 속에서 우리네 삶을 지탱할 따뜻한 사색의 단상들을 길어 올립니다.
낯섦이 주는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고 마침내 따뜻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스치듯 만나 오랜 잔상을 남긴 이국의 생명체들이 건네는 잔잔한 위로가, 독자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단단한 나무 한 그루로 뿌리내리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