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끝났지만, 독은 몸속에 남았다.
『에이전트 오렌지, 끝나지 않은 전쟁』은 대한민국 베트남 파병 용사들이 전장에서 맞닥뜨린 또 하나의 적, 고엽제와 다이옥신의 진실을 추적한 기록이다. 젊은 병사들은 총탄과 부비트랩이 숨어 있는 정글에서 살아남았지만, 그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화학물질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몸속에 남아 오랜 고통을 남겼다.
이 책은 1960년대 한국군 파병의 역사에서 출발해, 에이전트 오렌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살포되었는지, 다이옥신 TCDD가 인체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참전용사와 가족들이 어떤 질병과 사회적 외면을 견뎌왔는지를 따라간다. 고엽제 드럼통, 오염된 식수와 토양, 주둔지 생활, 피부질환과 신경계 손상, 암과 대사질환, 2세·3세 피해 논쟁까지, 이 책은 전쟁의 상처가 한 세대의 기억에만 머물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의 보상 체계와 미국·호주 등 해외 사례를 비교하며, 피해 입증의 책임을 왜 고통받는 개인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되는지 묻는다. 국가의 부름에 응답했던 청년들이 노년의 병상에서 다시 국가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다면, 우리는 그 손을 외면할 수 있는가.
『에이전트 오렌지, 끝나지 않은 전쟁』은 단순한 전쟁사가 아니다. 그것은 몸속에 남은 전쟁, 가족에게 이어진 고통, 그리고 인간 중심의 보훈으로 나아가기 위한 절실한 질문의 기록이다. 이 책은 베트남의 정글에서 돌아온 뒤에도 끝나지 않은 싸움을 견뎌온 모든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에게 바치는 묵직한 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