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은 왜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웃으면서, 정작 속마음은 좀처럼 드러내지 않을까? 왜 회의에서 거침없이 반론을 펼치면서도, 결정은 상사 혼자 내릴까? 왜 MIT, 스탠퍼드를 나온 미국 개발자들이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결과물을 태연하게 보내오는 걸까?
이 물음들은 언어 실력과는 별개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해도, 미국에서 몇 년을 살아도, 정작 함께 일하는 순간에는 여전히 낯설고 당혹스러운 벽에 부딪힌다. 그 벽의 정체는 언어가 아니라 문화다.
한국인에게 미국은 가장 익숙한 나라처럼 보이지만, 실은 가장 오해하기 쉬운 나라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 원인을 역설적이게도 '과잉 친숙함'에서 찾는다. 할리우드 영화와 팝송으로 미국의 외면Outer Shell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정작 미국인의 사고를 지배하는 내면의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를 들여다볼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미국은 한국인에게 '가장 잘 안다고 착각하지만 실은 가장 깊이 오해하고 있는 낯선 나라'가 되어버렸다.
분명 활짝 웃으며 칭찬을 건네던 동료가 돌아서서 냉정한 평가를 내릴 때, 바비큐 파티에서 호형호제하던 이웃이 다음 날 마트에서 가벼운 목례만 하고 스쳐 지나갈 때, 위기 상황에서도 칼같이 퇴근하며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동료를 볼 때-한국인은 길을 잃는다. 겉보기엔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누리는 것 같지만, 그 기저에 깔린 개인주의적 자아관, 강한 실용주의, 평등과 성과에 대한 독특한 잣대는 한국의 그것과 상당히 다르다.
이 책은 그 '익숙함의 함정'을 깨우기 위해 쓰였다. 미국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비로소 미국을 '이해'하게 되는 경험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