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자는 10년 전 《The Art of Judgement 판검사들의 판단의 기술》이란 책을 펴낸 이후, 똑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출발하나, 형식과 내용, 객관성면에서 완전히 새롭게 쓴《판단의 구조》를 펴낸 소회를 밝힌다.
우리는 흔히 법원과 조사기관의 판단은 객관적이라고 믿는다.
판결문은 논리적이고, 조사보고서는 중립적이며, 전문가의 판단은 사실에 근거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현실의 판단은 그렇게 단순하게 이루어질까?
《판단의 구조》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법원, 검찰, 대학, 조사기관, 언론에서 실제로 반복되어 온 다양한 사건 구조를 통해, 인간의 판단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해부한다. 사건은 단순히 ‘발견’되지 않는다. 사건은 선택되고 배열되며 해석된다. 어떤 증거는 중심이 되고, 어떤 맥락은 제거된다. 진술은 신빙성을 얻고, 논점은 이동하며, 절차와 언론은 특정한 현실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든다.
이 책은 단순한 법률 비판서가 아니다.
또한 특정 사건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책도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인간이 어떻게 현실을 이해하고 구성하는가를 탐구하는 인문사회 교양서에 가깝다. 왜 같은 사건을 두고 사람들은 서로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가. 왜 논리는 때로 권력이 되는가. 왜 우리는 자신이 객관적이라고 믿는 순간 가장 강한 편향 속에 들어가는가.
《판단의 구조》는 프레임, 진술, 증거, 논리, 절차, 언론과 여론이라는 여섯 개의 층위를 따라 현대 사회의 판단 메커니즘을 추적한다. 판결문과 조사보고서 속 언어를 통해, 독자는 ‘객관적 판단’이라고 불리는 것의 내부 구조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은 법조인을 위한 책만은 아니다.
학교와 직장, 조직과 인간관계, 인터넷과 정치, 언론과 사회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책이다.
판단은 언제나 우리 삶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과연 진실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가장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믿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