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나라에 살지만 같은 현실을 보고 있지 않다. 누군가는 뉴스 속 통계를 믿고, 누군가는 짧은 영상의 분노를 믿고, 누군가는 커뮤니티의 캡처를 믿는다. 문제는 의견이 다른 데서 끝나지 않는다. 애초에 무엇을 사실로 볼 것인지부터 갈라진다.
사라지는 공통상식은 이 균열을 세대 갈등이나 정치 성향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알고리즘의 추천, 커뮤니티의 내부 언어, 플랫폼마다 다른 정보 속도, 언론과 전문가 신뢰의 약화, 반쪽 진실과 캡처 문화가 어떻게 서로 다른 현실을 만드는지 차근차근 추적한다.
가족 식탁, 직장 회의, 학교와 단톡방, 선거와 정책 논쟁에서 왜 대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지치는지 보여 주고, 사실과 해석을 나누는 방법, 공유 전 멈춤의 습관, 대화 온도를 낮추는 문장까지 제안한다. 공통상식은 모두가 같은 의견을 갖는 상태가 아니라, 같은 출발점에서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정보가 넘칠수록 우리는 더 쉽게 고립된다. 이 책은 누가 옳은지를 가르는 책이 아니라 서로 다른 현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묻는 책이다. 대화가 무너진 시대에 다시 함께 확인할 수 있는 바닥을 찾고 싶은 독자에게 필요한 사회 교양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