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께
저는 경상국립대학교에서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학을 가르치고 연구하였습니다. 올해로 정년퇴임을 한지 8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떠난 지금까지도 수학에 대한 마음을 쉽게 놓지 못하고 여전히 공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수학과 함께 살아왔지만, 돌아보면 여전히 수학은 저에게 끝나지 않은 질문이며, 계속 새롭게 배우게 되는 학문입니다.
요즘은 “수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나,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듣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교육 현장에 있었던 지난 시간들을 많이 돌아보게 됩니다. 앞으로 교사가 될 제자들에게 수학을 조금 더 쉽고 깊이 있게 가르치지 못했던 아쉬움도 있었고, 무엇보다 “우리는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가”를 우리들의 실생활과 연결하여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큰 후회가 남아 있었습니다.
특히 오래전 한 신문 기사에서, 시골 할아버지께서 네 살 된 어린 아이가 미분적분 문제를 척척 푼다는 이야기를 읽으시고 “도대체 미분적분이 무엇이냐”고 물으셨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질문 앞에서 저 역시 쉽게 설명하지 못해 순간 크게 당황하였습니다. 결국 저는 “시골 산골짜기에 있는 밭의 넓이를 점점 더 정확하게 구해 가는 방법”이라는 예를 들어 가까스로 설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을 계기로 저는 중요한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수학은 원래 삶과 멀리 떨어진 학문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 낸 언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수학의 실용화와 대중화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를 찾아다니며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는 주제로 오랫동안 강연하면서, 수학이 단순한 계산 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읽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점을 전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고민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먼저 『수식 없이 말로 배우는 수학 』이라는 제목을 정하였고, 우리 실생활과 연결된 519개의 수학 주제와 질문들을 하나씩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어린아이들뿐 아니라 수학을 오래 떠나 있었던 어른들, 그리고 수학을 어려워했던 독자들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의 책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이 책은 수식을 최대한 줄이고, 말로 설명하는 방식을 중심에 두었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기호는 외웠지만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함수도, 확률도, 통계도, 인공지능도 먼저 말로 이해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수학 기호를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그 기호 안에 담긴 뜻을 다시 인간의 언어로 풀어 보자는 마음으로 집필하였습니다.
이 책은 읽기 쉽게 집필되기는 했지만 논리적으로 엄밀한 정합성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책의 목차를 펼치면 각 부의 제목이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한 부 속의 장들도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한 장 속의 절들도 책 전체의 구조 속에 조화로운 정합적 위상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책자들은 앞의 내용을 읽지 않으면 중간이나 뒷부분의 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는데, 이 책은 어떤 부분을 읽어도 독립적인 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