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어려운 이유는 손재주가 부족해서만은 아니다. 더 근본적인 어려움은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는 데 있다. 이 책은 드로잉을 선 긋기의 기술이 아니라 관찰의 기술로 다시 시작한다.
사물의 이름을 잠시 내려놓고 구조와 비율을 보는 법, 시선의 속도를 늦추는 법, 빈칸과 명암의 흐름을 읽는 법, 사람의 자세와 공간의 압력을 이해하는 법까지 드로잉 이전의 눈을 차근차근 훈련한다. 종이 앞에서 막히는 사람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화려한 기법이 아니라 오래 보고 정확히 비교하는 습관이다.
관찰 도식과 예시 그림은 문장 옆에 놓여 있다. 컵, 공간, 인물의 자세, 빛과 그림자의 흐름을 설명과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해, 독자는 ‘잘 그리는 법’보다 먼저 ‘잘 보는 법’을 익히게 된다.
드로잉을 시작했지만 첫 선 앞에서 자주 멈추는 사람, 일상의 장면을 자기 방식으로 기록하고 싶은 사람, 결과물보다 관찰의 즐거움을 먼저 회복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부담 없는 첫 관찰 노트가 되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