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당하는 취미, 없단 소리야.”
약혼자의 핸드폰을 가져다주러 동창회 자리에 간 날,
더럽기 그지없는 약혼자의 실체를 알아버렸다.
집안이 정한 약혼을 마음대로 깰 수는 없었지만 약혼자가 원하는 대로 되게 할 생각은 없었다.
그 순간, 우연처럼 눈앞에 박강우가 나타났다.
완벽한 피지컬에 TD 그룹의 차기 수장으로 불리는 남자라면.
연주는 기억도 못 할 선후배 관계를 붙잡고 감히 하룻밤을 제안했다.
매몰차게 거절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차연주가 원하는 대로 그 성가신 일, 내가 하겠다고.”
차갑게 느껴지던 남자의 눈동자가 어느새 뜨겁게 일렁거리고 있었다.
서열 세계에서 가장 맨 위에 군림해 있는 야생 수컷 같은 압도감에
꽉 말아쥔 연주의 손가락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단, 일회성이 아니라 내가 질릴 때까지.”
그런데 일회성이 아니라고 했지 결혼이라곤 안 했잖아요.
“나랑 같이 살아도 될 거 같은데.”
애석하게도 그는 진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