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크게 빠진 날 계좌를 열면 이상한 장면을 만난다. 분명히 다른 ETF를 여러 개 샀는데, 약속이나 한 듯 전부 함께 내려앉아 있다. 분산했다고 믿었는데 분산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경험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무엇을 사라거나 팔라고 말하지 않는다. 어떤 ETF가 좋고 나쁜지 점수도 매기지 않는다. 다만 당신이 이미 들고 있는 ETF가 실제로 무엇에 베팅하고 있는지, 그 숨은 골격을 비춰 보여준다. 저자는 자신을 의사가 아니라 검진 기사로 소개한다. 판독 결과는 읽어주되 처방은 내리지 않는다. 처방은 나이와 투자 기간, 견딜 수 있는 손실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고, 그것은 독자 본인만이 알기 때문이다.
핵심 도구는 팩터다. 가치, 모멘텀, 퀄리티, 저변동성, 규모, 배당, 멀티팩터라는 7개의 판독 기준으로, 한국 투자자가 실제로 많이 들고 있는 ETF 조합을 하나씩 엑스레이로 찍는다. 이름은 다른데 골격은 같아서 함께 움직이는 조합, 결과는 같은 월배당인데 위험의 원천은 제각각인 조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다.
어려운 수식은 없다. ETF의 이름과 구성 정보만으로 1차 진단이 가능하도록 설계했고, 가상의 다섯 인물 사례와 10분 워크시트로 자기 계좌에 바로 적용하도록 돕는다. 다 읽고 나면 새 ETF를 사기 전에 한 번 멈추게 된다. 이게 이름만 새롭지, 내가 이미 가진 것과 같은 곳에서 오르내리는 건 아닐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