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모빌리티 기획자』는 도시의 불편을 서비스 과제로 바꾸고, 이동 경험을 요구사항과 운영 조건으로 번역하는 직무를 다루는 입문서다. 센서, 플랫폼, 자율주행, 통합교통서비스MaaS, 도시 데이터 허브 같은 기술어보다 먼저 출근길의 환승 실패, 배차의 불확실성, 고령자의 병원 이동, 어린이 보행 안전, 야간 귀가의 불안,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읽는다. 실제 기획자의 일은 화려한 기술명을 외우는 데서가 아니라 반복되는 생활 문제를 정확히 붙드는 데서 시작한다.
이 책은 미래도시 홍보서가 아니다. 특정 기술이 곧 도시를 바꾼다고 말하지 않고, 하나의 앱이나 새로운 이동수단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스마트시티를 조감도나 대시보드로만 설명하지도 않는다. 취업준비생, 실무수습자, 초년차 기획자, 직무 전환자가 현장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순서로 판단해야 하는지를 중심에 둔다.
독자는 문제정의서, 사용자 여정 분석, 이해관계자 맵, 요구사항 정의서, 성과지표 초안, 실증 운영계획, 리스크 점검표, 회의록, 현장조사 메모, 포트폴리오 케이스 스터디가 어떤 흐름으로 이어지는지 익히게 된다. 산출물의 이름만 나열하지 않고, 누구의 어떤 이동이 어디에서 막히는지 확인한 뒤 검증 가능한 문장과 지표로 바꾸는 과정을 보여 준다.
책의 핵심 렌즈는 다섯 가지다. 스마트시티는 기술 조합이 아니라 도시 문제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모빌리티는 이동수단의 이름이 아니라 정보 탐색부터 도착 뒤 보행과 실패 대응까지 이어지는 경험이다. 데이터는 도시를 설명하는 강력한 도구지만 시민의 맥락을 대신하지 않는다. 공공사업과 실증사업은 아이디어 경연이 아니라 근거, 책임, 비용, 안전을 합의하는 과정이다. 초년차의 포트폴리오는 예쁜 화면보다 판단의 경로를 증명해야 한다.
이 책의 목표는 독자를 기술 전문가로 포장하는 일이 아니다. 정책 문서와 사업공고를 읽고, 현장을 관찰하고, 데이터를 의심하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의 말을 하나의 실행 문서로 묶는 기본기를 제공하는 일이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독자는 새로운 기술을 보고 감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기술이 누구의 이동을 어떻게 바꾸며 어떤 조건에서 운영될 수 있는지를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