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은 문자보다 오래되었다. 아시아의 여러 문명이 경전과 역사서를 남기기 훨씬 전부터, 사람들은 몸을 움직여 신에게 기도하고, 계절의 순환을 기념하고, 슬픔을 흘려보내고, 공동체의 결속을 다졌다. 그렇게 몸에 새겨진 기억은 세대를 건너 전해지며 각 지역의 신화, 종교, 궁정 문화, 민중의 삶과 뒤섞여 저마다 다른 결의 춤으로 자라났다.
이 책은 아시아라는 거대한 대륙 위에 흩어진 스무 갈래의 춤을 따라간다. 인도 사원의 돌기둥에 새겨진 무희의 자세에서 시작해, 태국과 캄보디아의 궁정을 거쳐, 발리의 트랜스 의식과 일본의 절제된 무대를 지나, 한국의 흰 천이 그리는 곡선과 중앙아시아 초원의 몸짓, 그리고 신에게 이르기 위해 도는 수피의 회전에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