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아라”라는 말이 차갑게 들리는 순간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관계가 끝났을 때, 오래 준비한 일이 무너졌을 때 그 말은 위로가 아니라 포기하라는 명령처럼 꽂힌다. 그러나 불교가 말하는 내려놓음은 체념이 아니라 나를 덜 해치기 위한 방향 전환에 가깝다.
이 책은 무상, 무아, 고통, 집착, 자비라는 오래된 불교의 말을 오늘의 생활 언어로 다시 읽는다. 연인의 답장을 기다리는 불안, 직장 상사의 말에 오래 흔들리는 마음, 부모의 기대와 비교, 돌봄 속의 자기소진, 반복되는 미움과 후회를 통해 불교의 핵심 개념이 어떻게 일상에서 작동하는지 보여 준다.
종교 교리를 믿으라고 권하는 책이 아니다. 더 세게 버티라는 말 대신 어디에서 더 괴로워지는지 보라고 말한다. 붙들 수 없는 것을 붙들려 할 때 손이 먼저 다친다면, 손을 조금 풀어도 된다. 마음을 덜 조이고 삶을 더 오래 사랑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이상하지만 깊이 따뜻한 안내가 된다.